안녕하세요. 당근냥입니다. :D  


 실패했을 때 먹는 것이 상당히 고역이긴 하지만 재료를 가지고 뭔가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요리는 재미있는 일 입니다. 엄마께서 집을 비우실 때면 실험정신을 가지고 이것 저것 만들어 보기도 했는데요. (열심히 먹어주는 의리의 막내!) 결혼하면서 나만의 주방을 가지게 되어 얼마나 좋던지 초반에 요리에 대한 열정을 엄청 불태웠었죠. 후후… 엄마의 레시피를 전수받으려고 노트까지 따로 두고 엄마께 요리법을 불러 달라고 해서 열심히 받아 적어 놓기도 했는데요, 엄마의 레시피는 따라 하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간도 안 보시고 거의 습관처럼 요리를 하시기 때문에 기본으로 생각되는 것들은 깜박하고 말씀을 안 해주시거든요. 나중에 뭔가 이상해서 여쭤보면 “야~ 그건 기본 아니냐?” 하시죠. 저는 레시피에 ‘갖은양념’ 이렇게 써 있는 것이 넘넘 싫었어요. ㅠ_ㅠ 


 어쨌든, 초반에 요리 혼을 불태우다가 지금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3분 거리의 엄마 집에서 밥을 먹고 있지만 주방보조를 하며 (설거지 담당입니다) 열심히 레시피를 훔쳐와 보겠습니다! 


 오늘은 주말을 맞이하여, (사실은 엄마께서 겉절이를 하셔서) 고기보인 둘째의 요청에 의해 엄마께서 수육을 하셨습니다. 저희 엄마 음식이 대체로 엄청 엄청 맛있는데 저는 ‘꼭 먹어봐야 할 우리집 음식 세가지’를 꼽을 때 그 중 하나로 이 수육을 꼽습니다. (수육, 잔치국수, 골뱅이무침 또는 닭도리탕) 게다가 초보자도 따라하기 쉽고 간단해요!

 

먹음직스럽죠?



 뭐.. 평상시에 이렇게 셋팅을 해놓고 먹진 않습니다. 와구와구 먹죠. 그래도 예의상 설정 해 보았습니다. 


 

커다란 냄비에 물을 담고 가스불을 켜고 된장을 요리용 스푼으로 크게 떠 넣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고추장, 된장 담그는 법을 먼저 썼어야 하는 군요. 장이 중요한데… 흠흠. 매년 엄마께서 직접 담그시는데 제 기억으론 집 바닥이 따뜻할 때 담으셨던 것 같거든요. 그 때 올려드릴게요. 옆집이모께서는 친정어머니께 장 담그는 법을 여쭤보셨었는데 어머니께서 엄청 서운해 하시더래요. 당신 기운 있으신 동안은 계속 해 주시겠다고 안 알려주셨다는데 저희 엄마께서는 왠지 엄청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손이 상당히 크셔서 일이 많거든요. 


계속해서 생강청 한 스푼, 새우 젓 한 스푼, 마늘 한 웅큼, 사과 2개를 넣었습니다.



 저 김치냉장고 통에 들어있는 생강청은 지난 겨울에 햇 생강 사서 막내랑 저랑 엄마랑 셋이 다 까서 썰어서 담근거예요. 유자차 담글 때처럼 생강과 설탕을 1:1비율로 재워줍니다. 겨울에 감기 예방용 생강차로 마시 던 것인데 양이 워낙 많아서 요즘 요리에도 쓰십니다. 뜻밖의 발견이긴 하지만 편하고 좋다고 하시네요. 


양파 두 개를 사등분 해서, 대파 두 뿌리를 적당히 썰어서 넣어줍니다. 물은 계속 끓이고 있어요.



통 후추 약간, 커피 약간, 소주를 두 스푼 넣었습니다.



 “요리용 술 써야하는거 아니에요?”라고 했더니 “소주 넣어도 돼”라고 쿨 하게 대답하십니다. 


고기는 삼겹살로 1.5cm 두께로 썰어달라고 해서 사왔습니다. 여섯 명이서 두 근 반 정도 먹었어요.



 이 쪽으로 이사 온 뒤로 15년 정도 계속 다니고 있는 저희 동네 정육점은 참 좋은 고기를 씁니다. 요리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재료를 보는 안목이 훨씬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식재료 고르기 정말 어려워요. 그래도 단골집을 정해 놓으면 주인과 신뢰가 쌓이면서 마음 놓고 좋은 재료를 쓸 수 있어서 좋아요. 


육수가 끓기를 기다리면서 막간을 이용해 쌈장을 만들었습니다.



 된장에 다진 마늘과 고추장, 설탕, 통깨를 넣고 섞어 주면 됩니다. 된장과 고추장 비율이 궁금하시죠? 저도 궁금해서 여쭤보니 “색깔보고 넣으면 돼”라고 하시더라구요. 왼쪽 상단에 큐브처럼 보이는 것이 다진 마늘인데요, 1년에 한 번씩 좋은 마늘이 나올 때 얼려 놓은 것입니다. 저희 세 자매는 보통 마늘 한 접은 앉은자리에서 그냥 깝니다. 마늘 저장하는 법도 나중에 알려 드릴게요.


육수가 끓기 시작합니다.



고기를 넣어주세요.


 

15분 정도면 충분히 익습니다.



삽겹살처럼 가위로 잘랐어요.



쌈장 또는 새우젓(+다진고추+다진마늘+통깨)을 곁들여 먹습니다.



 사실 상추쌈도 괜찮고 김치 겉절이나 갓김치에 곁들여 먹어도 엄청엄청 맛있습니다.


상차림은 요렇게~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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