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 원두를 한 번 볶아 볼까요?


 안녕하세요~ 당근냥 입니다 :D 


 로스팅을 이렇게 빨리 하는 것은 예정에 없었지만… 오늘은 아침부터 화가 꿀꿀나기도 하고 커피도 똑! 떨어지고 해서 비상용 생두로 로스팅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가끔 엄마가 화가 잔뜩 나시면 청소를 하신다거나 손빨래를 벅벅 하신다거나 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요, 아줌마가 되어보니... 확실히 효과적입니다. (생활의 지혜!)


 어쨌든, 오늘의 준비물입니다.

 


" 저희는 ‘이리조즈’의 핸디로스터를 사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엄마가 국수를 삶으실 때 쓰시던 채반이랑 건지기를 훔쳐와서 빌려와서 사용 중입니다. "



 지난 사진을 뒤져보니 로스팅을 처음 한 것은 2014년 5월이네요. 원래는 로스팅까지 할 계획은 전혀 없었어요. 귀찮기도 하고 로스팅기가 비싸고 놓을 자리도 없고…(ㅠ_ㅠ) 볶는 정도에 따라 커피콩을 까맣게 볶는 것을 강배전이라고 하고 약하게 볶는 것을 약배전이라고 해요. 그런데 그때즈음부터 약배전 커피가 유행하기 시작하더니 현재까지도 약배전 커피가 대세입니다. 약배전 커피가 향도 더 풍부하고 신맛이 강해서 깔끔하다고 할까요, 새콤한 느낌이 있다고 할까요, 그렇긴 하지만, 그 당시에 ‘예멘 모카 마타리’를 많이 마셨는데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달콤한 향이 나는 마타리는 좀 진하게 마시는게 좋더라구요. 


 그런데 원두를 판매하는 곳에서 대세를 따라 로스팅을 점점 약하게 하더니 커피 맛이 변해버렸어요. 컴플레인을 걸었다가 상처만 입고... 에잇! 치사해서 내가 볶아 먹는다!!! 라고 외치고 로스팅기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비싸더라구요. 과감히 투자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다가 신기한 물건을 발견했는데, 그것이 바로 ‘이리조즈’에요. 가격 저렴하고 (70,000원대), 씻기 좋고, 사용하기 간편(?)하고 해서 선택하게 되었어요. (사실 그냥 적당한 가격의 적당한 물건이라고 생각을…) 


 이제 커피를 볶아 볼 차례입니다. 

 


" 에티오피아 시다모(Ethiopia Sidamo)입니다. 핸드픽(안좋은 콩이나 돌을 골라내는 과정)을 거친 생두를 구입했어요. 날 콩은 냄새가 아주아주 별롭니다. "




" 이리조즈에 포함되어온 계량 스푼, 한스푼에 10g정도 "



 한 번에 50g정도를 볶을 수 있습니다. 이리조즈를 예열해야하기 때문에 여과지(깔대기 용도에요)에 다섯 스푼을미리 담아 둡니다.


 

" 센 불에 잠시 예열을 해둔 이리조즈에 생두를 부어주고 "



 뜨거우니까 진짜진짜 조심하셔야해요. 



" 이제 열심히 좌우로 흔들어 줍니다. 쉐킷쉐킷 "




" 계속 흔들어 주세요. 쉐킷쉐킷 "




" 중간에 색깔도 한 번 확인 해주시고, 다시 쉐킷쉐킷 "



 아직 멀었습니다. 팝콘 소리가 날때까지 흔들어 주셔야되요. ‘이게 맞는건가’, ‘원두가 이상한가’하는 생각이 들며 팔이 아플 때쯤 팝!팝! 소리가 들리실 겁니다. *^^* 이걸 1차 팝이라고 해요. 약배전은 여기서 불을 끄고 남은 열로 쉐킷쉐킷 하면서 마무리 합니다. 저는 조금 더 볶아요. 색깔이 마음에 들때까지…+_+

 


" 첫 번째 로스팅이 끝났습니다. 체프(콩 껍질)가 생각보다 많이 안 떨어져 있죠? "



 2차 팝은 첫번째 소리보다 약하게 파파파팝~파파파팝 소리가 나는데 여기까기 볶으신다음에 불을 끄고 잔열로 마무리 하시면 중배전 로스팅이 됩니다. 그보다 더 볶으면 강배전 로스팅이 되구요, 오일로 번들번들한 콩을 보실 수 있어요. 



" 채반에 부어서 식힙니다. "

 



" 바로 두 번 째 로스팅! "




" 손으로 잡은 모습이에요. 쉐킷쉐킷. "




" 네 번째 로스팅이에요. 제 팔은 튼튼하니까요. 엄마의 주방이었다면 등짝 스매싱을 맞았을 지도..ㅠ_ㅠ " 




" 이렇게 가스레인지 한 번 닦는 거죠 뭐. "

 



" 채반에 부어 놓은 원두에 체프가 섞여 있는게 보이시나요? "




" 준비물에 있던 작은 건지기로 이렇게 들어서 "

 



" 싱크대 쪽에 대고 몇 번 쳐주시면 잘 날아가요. "

 



" 이렇게~ 깨끗이 안 치우시면 안됩니다. 콩 껍데기 냄새 별로에요. "

 



" 짜잔~ 완성되었습니다. "



 이렇게 로스팅한 원두는 신기하게도 금방 향이 좋아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2-3일 숙성 된 뒤가 가장 향도 좋고 맛도 좋다고 합니다.^^ 그래도 커피가 똑 떨어졌으니까 바로 한 잔 마셔봤어요. 

 



" 시다모는 꽃 향기가 나는 커피에요. "



 커피향 가득한 달달한 오후 되세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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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uka_Gom 2017.04.29 12:06 신고

    와 엄청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다음에 기회되면 해보고 싶네요

제2화 : 커피를 내려봅시다!


 안녕하세요~ 당근냥입니다 :)


 막내가 지난 1화 글을 읽더니 “뭐야~ 커피 안내린거야? 내년에나 내리겠구만.”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얼른 2화를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후후… 지난번에 준비물과 기본 셋팅에 대해 말씀드렸죠. 이제 핸드드립을 시작해보겠습니다. 



" 짜잔!! 곰돌이가 그려진 예쁜 잔!! "


 짜잔~ 응? 투명한 커피…는 아니고, 뜨거운 물이 담긴 잔 입니다.~^^ 1화는 주제가 준비물이었기 때문에 말씀을 안 드렸는데요, 요렇게 셋팅 할 때까지의 순서를 요약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전기주전자로 물을 끓인다.

2. 뜨거운 물로 드리퍼와 서버, 컵을 데운다.

3. 핸드밀로 원두를 간다.

4. 여과지를 접어 올리고 간 커피를 담는다.

5. 커피가 담긴 드리퍼를 손으로 탁탁 쳐서 커피가루의 윗면을 평평하게 한다. 


 뜨거운 물로 먼저 그릇들을 데우는 이유는 커피 온도 유지 때문이에요. 커피가 천천히 추출되니까 그릇이 차가우면 빨리 식어 버리거든요. 

 전에 추운 겨울날 데이트를 하다가 밥을 먹으러 갔는데요, 식사도 그냥 그랬고 후식으로 나온 커피도 그냥 그랬거든요. 그런데 커피잔을 손으로 딱 잡는 순간 컵이 따끈 한 것이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몰라요. 그게 너무 좋아서 그 날도 그 식당도 무지무지 좋은 기억이 되었답니다. 잔을 먼저 데우는게 귀찮긴 하지만 천천히 정성을 들이면 왠지 엄청 우아하지는 느낌이랄까요, 특별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자, 이제 진짜로 시작해 볼게요.~



" 물이 서버로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부어서 뜸들이기를 합니다. "



" 가운데서 바깥쪽으로 원을 그리면서 천천히 물을 부어주시면 되요. "



" 물을 머금은 원두가 부풀어 오르면서 예쁜 머핀이 되었네요.~ "

 

 원두가루가 부풀어 오르면서 머핀 모양이 되었습니다. 이대로 잘 보고 계시다가 공기가 뿅 하고 올라오면 드립을 시작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저는 이걸 지켜보는 건 재미가 없어서 대충 왔다갔다해요. 대략… 30초 쯤요.



" 머핀이 무너지지 않게 가운데서부터 바깥쪽으로 원을 그리면서 천천히 천천히 "

 


" 비교를 위해서, 이건 막내의 주전자로 핸드드립을 하는 모습이에요. 물줄기 차이가 보이시나요? "


 자, 이제 어디에서 물을 멈출 것이냐. 하는 문제가 남았습니다. 


 처음에는 10g에 120ml 정도로 물의 양을 맞추려고 노력했었고, 동네에서 이모들과 마실 때는 너무 쓰지 않게 600ml 정도 추출을 해서 아메리카노처럼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시기도 하고, 점 드립(물방울이 떨어지게 아주 천천히 드립하는 방식이에요)으로 아주 진하게 내려 마시기도 하고,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막내가 주전자를 잡느냐, 곰돌씨가 주전자를 잡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달라지는 맛이 언제가 더 좋고 언제가 더 나쁘다고 말 할 수가 없어요. 게다가 커피 맛은 기분이나 그날의 몸 컨디션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거든요. 그래도 좋은 원두와 핸드드립의 조합이면 어떻게, 누가 내려도 보통 이상의 커피는 되는 것 같습니다. 입안에 남는 향이나 맛이 아주 깔끔하구요. 


 그래서 다시, ‘어디에서 물을 멈출 것이냐.’ 에 대한 답은, 일단 처음에는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대로 10g에 120ml정도로 맞춰 보시고 점차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찾아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짜잔~ 맛있는 커피가 완성 되었습니다. "


 저는 커피를 정말 좋아하는데요, 핸드드립 커피가 다른 방식의 커피에 비해 향이나 맛의 깔끔함 면에서 탁월한 것도 있지만요, 커피를 기다리는 과정이 휴일아침의 여유와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더 좋아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를 알려드릴게요. 바로바로~~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위해 내려주는 커피! (저는 곰돌씨나 막내가 내려주는 커피가 제가 내린 것보다 훨~씬 맛있더라구요, 막내는 반대로 이야기 하겠지만…ㅎㅎ) 


 커피향 만큼 달달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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