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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사서가 뭘까요? (사서교육원 입학기)
    당근냥,/사서가 될거예요. 2018. 6. 24. 00:48

      안녕하세요, 당근냥입니다. :)

      저를 아시는 분들은 '쟤가 또 무슨 엉뚱한 짓이야?'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직업을 바꿔보고 싶었던 저는 과감히 백수가 되어 지난 4개월 간 등산을 하는 기분으로 열심히 학교에 다녔습니다. 

      '나중에 성공하면 도서관을 세워야지.' 혹은 '책 볼 수 있는 까페 하나 차리고 싶다.'라고 막연히 생각은 했으나 딱히 '사서(司書, Librarian)'라는 직업에 대하여 생각해 본적도 없고 관심도 없었던 제가 등록금(학기당 2,570,000원)을 내고 학교까지 다니게 된 이유는 사실 매우 심플합니다. 


    1. 집 앞에 도서관이 생겨서 가봤는데 너무 좋다! 

    2. 이런 곳에서 일하면 좋겠는데?

    3. 한 번 알아볼까? 

    4. 도서관에서 일하려면 사서자격증이 필요하군. 

    5. 어떻게? 

    6. 4년제 대학 문헌 정보학과를 졸업하면 2급 정사서, 사서교육원(1년과정)을 수료하면 준사서 자격증을 준다는데.

    7. 준사서 자격증 부터 사서직 공무원 시험을 볼 수 있다. 

    8. 취업이나 공무원 시험은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자격증을 받아 볼까?


      하여, '성균관대학교 부설 한국 사서교육원(이하 사서교육원)'에 지원을 하고 합격을 해서 무사히 한학기 과정을 마치고 오늘(2018.06.23)부터 여름방학에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지난 한학기를 돌아 보고 정리도 할 겸 블로그 메뉴를 만들어 보았어요. 


    출처: 성균관대학교 부설 한국사서교육원 홈페이지 (연결)



      저는 '국·내외 4년제 대학 졸업자'에 해당하므로 준사서 과정에 지원했습니다. 석사과정을 마쳤으면 2급정사서반에 지원할 수 있었는데 새삼 아깝더라고요. 하지만 준사서 자격증을 소지하고 석사학위를 취득해도 정사서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난 2월 10일에 면접을 보고 2월 14일에 최종합격을 하여 사서교육원 55기 준사서반에 입학하였습니다.  1월 23일 부터 일주일 간 원서접수 기간이었고 합격까지 3주가 채 걸리지 않았으니 굉장히 촉박한 일정이었죠? 입학하고서 보니 사서교육원에 폐원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2018학년도는 신입생 모집전형도 늦어지고 모집인원도 대폭 줄었나봅니다. 2017학년도 정사서반 2개, 준사서반 5개에서 현재는 정사서  1개 반(80명), 준사서는 A, B 2개 반(각 40명)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덕분에 경쟁률이 3:1 정도 되었습니다. 

      저야 애초에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사서교육원에 들어 온 것이니 '2019년도에는 신입생을 모집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소식을 처음 듣고는 '큰일날 뻔 했네, 다행이다!'라는 생각만 했습니다만... 막상 학교를 다니다보니 제 뒤로 후배가 없다는 생각에 너무너무너무 서운하더라고요. 게다가 앞으로 도서관 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길을 생각하면 다양한 전공자들에게 사서교육을 받게 할 수 있는 사서교육원제도가 좋은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고요. 수업을 들으면서 '주제사서', '전문사서', '참고봉사'와 같은 말을 많이 듣고 많이 하게 되었는데, 문헌정보학'만'을 전공한 사서의 역량으로 가능 한 서비스인가하는 의문도 생깁니다. 

      사서교육원 면접을 위해 달달 외웠던 사서의 정의가 이렇게 시작했거든요. "사서란, 한가지 이상의 주제 분야에 대해 전문 지식을 가지고 시민의 평생교육을 담당해야 하며..." 여기서 응?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저 만해도 한 학기 학교를 다니면서 '사서가 그런 사람이었어?'라는 말을 많이 했으니까요.


    여기서 잠깐 당근냥의 면접 tip!

    1) 면접 번호가 1번이 아니라면 면접 시간 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가는 것이 좋습니다. 

    면접장 분위기도 파악하고, 또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 수 없으니까요. 사서교육원 면접에서는 현장에서 지원동기를 쓰게해서 그것을 바탕으로 질문을 하시더라고요. 시간이 촉박하게 오셔서 당황하시는 분들이 꽤 많았습니다.


    2) 간단한 자기소개를 지원동기와 엮어 달달달 외워가세요. 

    저는 사서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지게된 계기(동네에 예쁜 도서관이 생겨서), 사서교육원을 알게 된 계기(인터넷 검색), 사서에 대한 정의(제일 마음에 드는 것 하나)를 엮어서 쭉 써보고 외워갔습니다. 하나만 확실히 외우면 어떤 질문을 받아도 응용 가능해요.


    3) 지원서에 쓴 내용에 대해 배경지식이 필요한 부분은 프린트물로 챙겨가세요.

    면접 대기 시간부터 면접 시작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을 것 같고... 그렇다고 예쁘게 앉아서만 기다릴 수는 없으니 

    저는 사서교육원 홈페이지에서 고영만교수님 인삿말, 개설과목과 설명을 그리고 지원동기에 쓴 우리동네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도서관 설명에 관한 부분, 사서의 역할과 요구되는 업무 능력에 대한 인터넷 검색 자료 등을 프린트해서 챙겨갔습니다. 이번에는 지원동기를 작성하느라 자세히 훑어볼 시간은 없었지만 자료를 챙기면서 생각을 정리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사서교육원의 면접은 '심층면접'이라고 되어있기는 했지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일대일 면접이었고, 제비뽑기를 해서 전공관련 질문 1개와 면접대기시간에 작성한 지원동기를 기준으로한 개인적인 질문 1-2개 정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전공관련 질문이라고 해도 사서교육원의 과정 자체가 문헌정보학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한 만큼 이론적인 질문을 받진 않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저는 '디지털도서관 시대와 관련하여 사서의 역할'에 대한 질문을 받았었고 대답은 '정보 선택문제와 관련지어 주제사서의 역할이 강화 될 것이다'...라는게 요지였는데 당시에는 주제사서라는 말을 몰랐을 때라 당연히 저렇게 깔끔하게 말하진 않았습니다.


      이 글이 많은 분께 도움이 되려면 사서교육원이 폐원하지 않고 2019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하여 제 후배 분들이 들어오셔야 하는데 말이죠. 성균관대학교 외에도 계명대학교와 부산여자대학교에도 사서교육원이 있다고 하는데, 그 곳의 상황은 확인 하지 못했습니다. 

      사서교육원은 사서가 부족하던 시절에  빠른 사서 양성을 위해 준사서제도를 도입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성균관대학교 부설 한국사서교육원 폐원에 대한 논의는, 우리나라 도서관이 아직도 양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단계이긴 하지만 사서직 T/O(Table of Organization: 조직편성표, 정원)가 연간 사서자격증 소지자 배출 인원에 비해 너무나 부족하여 2급정사서도 수용 못하는 실정이라 준사서제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그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사서직 공무원 시험을 보는 것 말고는 준사서 자격증을 가지고 정규직으로 취업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고도 하고요. 


      어쨌든 여러가지 기대를 안고 사서교육원에 입학을 했지만 정말 잘 한 일인지 걱정이 됩니다. 그래도 '목표는 자격증!'을 외치며 학교 생활에 돌입했습니다. 험난한 등산길이었지요.........



      오늘은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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