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순천의 먹거리(여름)당근냥,/이야기해요. 2018. 9. 2. 18:03
안녕하세요, 당근냥입니다 :)
9월이 시작되자마자 바람에서 뜨거운 기운이 많이 빠진 것 같아요. 가을이 오려나봅니다. (감기조심하세요!)
저는 지난 8월 14일부터 17일까지 전라남도 순천으로 2차 여름휴가를 다녀왔습니다.
공부를 한다고 블로그가 "또" 개점휴업상태라 쌓여가는 사진도 정리할겸 뒤늦은 휴가 사진을 올려보려고 해요.
순천은 큰외삼촌이 살고 계시는 곳이기 때문에 자주 놀러가는 편입니다. 순천은 여수와도 가깝고 광양과도 가깝습니다. 이번에 다녀올때도 목적지가 순천의 외삼촌댁이긴 하지만 여수와 광양을 두루 거쳐 놀다왔어요. 순천여행은 저 뿐만아니라 우리식구 모두가 손꼽아 기다리는 여행입니다. 외숙모의 음식이 너무너무 맛있거든요. 사실 순천을 그렇게 많이 가보았어도 저희 세자매는 관광지... 그 유명한 '순천만'도 한 번도 가보질 않았습니다. 네. 순천은 오로지! 먹기위해 가는 곳입니다. 그것도 '숙모의 음식'을 먹고 싶어서 손꼽아 기다리죠.
그래도 이번에는 삼촌께서 소개해주시는 음식점을 두 군데나 다녀오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전남 최고의 맛집은 우리 숙모네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니 음식점 홍보같군요. 0_0 음식점 아니고, 저희 숙모는 장사도 안하십니다. 그저 집에서 요리를 하실뿐... 이 글은 '전라남도에는 이런 음식들이 있구나' 정도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커다란 무지개를 구경하며 순천으로 향하는 길
어쩌다 본 티비에서 영자언니가 휴게소 음식을 예찬하시는 것을 보고 몇 개를 외워두었습니다. 안성휴게소의 소떡소떡, 망향휴게소의 호두과자. 이번에 들러서 먹어보았는데요, 소떡소떡(3,500원)은 그냥 불량불량하고 망향휴게소 호두과자(8개, 2,000원)는 확실히 바삭바삭합니다. 달달하니 맛있더라고요. 돌아 오는 길에 망향휴게소 호두과자를 또 사먹어야지 했는데, 망향휴게소는 서울로 오는 길에는 없어요. ㅠ_ㅠ
'반찬이 없어서 어쩌나~' 하시며 차려주신 저녁밥상
휴게소에 여기저기 들러가며 순천에 도착하니 오후 8시가 되었습니다. 들어오자마자 모두함께 저녁식사를 했어요. 어른들이 앉으셔서 사진을 후다닥 찍었습니다. 몇 가지 소개 할게요.
보들보들 쫀득쫀득한 문어숙회
돌게로 만든 간장게장
막내가 놀러온다고 하면 숙모께서 꼭 게장을 담아놓고 기다리십니다. 양념게장도 엄청 맛있고 큰 게로 담은 간장게장도 맛있어요. 올해는 돌게로 간장게장을 담아 놓으셨네요. 돌게는 꽃게보다 사이즈가 작고 딱딱합니다. 게 자체보다 장이 주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간장에 삼을 비롯한 무언가가(기억이...ㅠ_ㅠ) 많이 들어갔다고 말씀해주셨어요.
맛깔스러운 물김치
양태구이
이것이 전라도 김치!
여수 어시장으로 가는길
아침해가 빛나는~ 새벽 5시 37분입니다. 둘째 날은 차를 달리고 달려 새벽 어시장에 다녀왔어요. 저는 어지간해서는 회나 생선을 찾아 먹진 않습니다. 수족관에 있던 애들은 흙(?)냄새랄까.. 특유의 이상한 냄새가 나거든요. 싱싱한 생선은 비린내는 물론 이상한 냄새도 안나고 달큰한 맛이 납니다. 이것을 어떻게 글로 묘사를 해야할지... 암튼, 태어나보니 외갓집이 전라남도 바닷가 마을이어서 엄마의 말씀에 의하면 '입맛만 살아'있는 저는 이번에야말로 '삼촌들이 골라오는 횟감과 생선'의 노하우를 보겠다며 새벽 5시부터 일어나 부산을 떨며 쫒아 나섰습니다.
여수 '중앙선어시장'
가까이에 시장이 세 군데나 있더라고요. '중앙선어시장', '교동시장', '여수수산시장'
'중앙선어시장'부터 들렀어요. 고깃배의 경매는 훨씬 더 일찍 새벽에 한다고 하고요, 저희가 도착했을 때는 장사를 위해 한참 정리 중으로 분주했습니다.
6:25 a.m. 여수의 아침바다
'여수수산시장'
삼촌 말씀에 의하면 '여수수산시장'같은 경우는 조금 더 있으면 관광버스가 쭉 와서 싹~ 쓸어간다고 하시더라고요. 오늘 우리의 목표는 '병어'입니다. 바로 맞은 편의 교동시장으로!
'여수교동시장'
시장 이름을 쭉 써드렸지만, 사실 구경할거리는 없습니다. 새벽시간이라 사람이 별로 없어서 북적북적한 시장의 느낌도 없고요. 그래도 신선한 생선을 여유있게 보고 고르려면 서둘러 움직여야 합니다.
말린 '서대'
말린 '양태'
말린 양태나 서대는 찜으로 요리합니다.
'병어'
이 생선이 병어입니다. 그물에걸려서 엄청 부딪쳤나봅니다. ㅠ_ㅠ
병어랑 말린 양태를 교동시장에서 구입했어요.
문어 삶기
새벽 시장에 다녀와서 기절했다가 깨보니 숙모께서 문어를 삶고 계셨습니다. 맹물에 데치는것이 아니었군요...!!!
삶은 문어는 채반에 받쳐놓고
요녀석은 점심식사 때 먹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계곡에서 삼겸살과 같이 구워도 먹었지요.
오후 세시에 간식으로 먹었던 오리탕
오리탕을 엄청 뜬금없는 시간에 먹었던 것 같은데... 사진이 찍힌 시간을 보니 오후 세시네요. 방에서 데굴데굴 놀고 있는데 갑자기 숙모께서 맛을 보라며 가져다 주셨습니다. 오리로스는 가끔 사먹으러 다녔지만 오리탕의 비쥬얼이 음식점에서 보던것과 달라서 으잉? 했으나... 세상에나. 오리탕이 이렇게 담백할 수 있는 음식이었습니다!!!
한김 빠진 뒤
둘째는 이날 동굴을 깨야한다며 도타에 몰두 중이었는데, 한번 맛을 보더니 오리고기를 정신없이 흡입했어요. 빈그릇을 들고 주방으로 털레털레 나와보니...
손질해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던 병어를 꺼내셨습니다!
칼로 촵촵촵 썰어서
손이 너무 빠르셔서 스톱!!을 외쳤어요.
이것이 바로 여름에 제철인 병어회
전어보다 더 맛있어요.
청량고추, 마늘, 참기름 등등이 들어간 쌈장과 함께 먹습니다.
깻잎에 올리고 쌈장을 얹어서...
생마늘과 함께 먹어도 좋아요. 먹고- 먹고- 둘째날은 먹다 끝났습니다.
여름엔 역시 계곡이죠.
셋째날은 하루종일 광양시에 있는 '옥룡계곡'에서 놀았습니다. 계곡으로 향하는 입구에서 광양시에서 무료로 구명조끼를 빌려주는 곳을 발견했어요. 간단한 인적사항(이름,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1인당 3개까지 빌릴 수 있는데, 아빠들도 입을 수 있는 큰 사이즈도 있더라고요. 저는 수영은 고사하고 물에 뜨지도 못해서 물에 잘 안들어가는데 구명조끼 덕분에 정말 원없이 물놀이를 했습니다. 간간히 약한 비가 내리는 날씨였기 때문에 진짜 재밌게 놀았어요. 튜브타고 보노보노처럼 둥둥둥~~ 그래서 여름내내 지켜왔던 발등이 새카매졌지요.
점심은 오겹살과 문어구이
간식은 장어구이
민물장어도 순천에 왔을때만 먹는 음식 중 하나예요. 셋째 삼촌께서 양어장에서 일하시거든요. 0_0 냄새 안나요. 하지만 격한 물놀이에 지친 저는 굽기 시작하는 것만 보고 기절했지요.
순천의 음식점1 - 닭발과 오돌뼈
이번 여행에서는 이례적으로 음식점을 두 군데나 가봤어요. 계곡에서도 먹고 집에 와서도 저녁을 먹고 배를 두드리다가 맥주나 한잔 하러 나가볼까 했는데 사촌오빠가 닭발을 추천해줘서 다녀왔습니다. 순천 시내에 있는 음식점인데, 간판은 맛집처럼 안생겼는데 엄청 맛있었어요. 게다가 양이 많습니다. 저녁밥을 많이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주가 아니라 밥처럼 와구와구 먹었다는 사실...
왼쪽이 오돌뼈예요.
우리가 술집에서 먹던 그 오돌뼈가 아니죠? 신기하더라고요. 근데 이게 너무너무너무 맛있어서 자꾸 생각나요. 닭발도 여태 먹어본 닭발 중에 제일 맛있었지만 생긴게 좀... 이 집 없어지기 전에 한 번 더 가봐야하는데말이죠.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숯과닭발, 전라남도 순천시 팔마4길 26, 연향3지구 061-727-7792), 주소때문에 찾아봤는데 '숯과닭발'이라는 체인점이 있네요. 간판도 다르고 체인점이 아니었던것 같은데 잘 모르겠습니당. 0_0
두둥~ 마지막날의 점심은 새우소금구이였습니다.
새우는 너무 오래 익히지 말고
새우 머리는 바삭바삭하게 잘 구워서!
뿔 부분을 잡고 껍질을 깐다음 새우 눈 아래까지만 먹는거래요. 사촌 새언니가 먹는법 아냐고 하면서 가르쳐줘서 새우머리를 처음 먹어봤는데 고소하고 맛있었습니다. 새우는 그냥 새우맛이예요. 그런데 양식장이 옆에 붙어있어서 새우가 매우 싱싱했습니다. 맛집 블로그에 하도 속아서 이 블로그에 음식점 정보를 쓸 생각은 없었는데 보시는 분들이 궁금하실테니 안쓸 수가 없네요.
순천의 음식점2 - 왕새우소금구이
길을 따라 이런 집들이 쭉- 늘어져있었는데, 이 집만 사람이 바글바글한 것도 신기했습니다. 엄마가 전에 여기에서 새우를 사오셔서 집에서 소금구이를 해주셨는데, 직접 가서 먹는게 더 맛있습니다. 그래도 새우는 새우맛... 아, 칼국수는 엄청나게 맛이 없었습니다.
순천의 가로수는 백일홍이래요.
어릴때 꽃따라 전설따라(?) 이런 책에서 봤던 백일홍은 저런 모습이 아니었는데말이죠. 백일홍이 흐드러진 길을 따라 서울로 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먹은 것은...
빙수!
외삼촌 댁 근처의 '봄을봄'이라는 귀여운 이름의 까페였는데, 돌아오는 길이 멀어서 까페를 충분히 즐기지 못해서 아쉬웠어요. 베이킹도 직접하고 커피도 괜찮았거든요.
올 겨울에 다시 찾아가기 위해 필요한 카페 정보 (봄을봄, 평일 오전 8시 오픈, 010-9588-2035)
빙수에 커피까지 호록호록 마시고 3시 쯔음 서울로 출발해서 톨게이트를 지나고 나니 가로등에 불이 들어오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8월 17일 오후 7시 52분 한남대교를 건너는 순간!
세자매 : 와아-
뭔가 뭉클한 감동. 서울은 정말 예쁜 도시예요. 여행이 좋은 이유는 집으로 돌아오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떠날 약속을 했지요. 굴은 1월이 제일 맛있다고 합니다. 여수에 굴먹으러 갈거에요. 그때 또 순천 먹거리를 소개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녁 맛있게 드세요 :)
'당근냥, > 이야기해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 순천의 먹거리(겨울) 2: 장흥삼합과 완도전복 (0) 2019.02.24 [여행] 순천의 먹거리(겨울) 1: 여수 (0) 2019.02.17 [여행] 서울에서 놀기 (0) 2018.07.28 짧은 동화1 - 토끼가 되고 싶은 곰돌이 (0) 2018.06.23 [일상] 자매놀이 : 봄 맞이 핑크네일 (0) 2017.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