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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kemon GO] 포켓몬 일기13 : 엄마의 망나뇽
    당근냥,/게임해요. 2019.04.05 15:58

    안녕하세요, 당근냥입니다 :)



    2019년 3월 28일 


      막내가 오늘날. 

      막내는 기숙사 생활이 매우 지루한가보다. 

      금요일 공강이라 매우 좋아하길래 곰돌씨도 월차라고 말해주었다. 



      막내에게 광란의 파티란. 

      2박 3일간의 쉼없는 도타... 뭐. 그 덕분에 연패에서 벗어나 연승중이기는 하다. 



      포켓몬을 하면서 엄마와 둘이서도 별다방에 들르게 되었다. 


      오늘의 획득 아이템을 구경하고 있는데 엄마가 말을 꺼냈다. 


      "저기..."


      "?"


      "내가 이마트에 갔는데 말이지. 보조 배터리가 충전이 안되더라구."


      "충전 선을 다시 연결해보지 그랬어요?"(엄마에겐 어딘가에 박혀있던 샤ㅇㅁ보조배터리를 드렸다)


      "몰라. 안되던데. 근데 집에 와야하잖아."


      가만.  어딘가 익숙한 스토리인데... 엄마가 가방에서 수줍게 꺼내놓는 저것은!


      두둥! 심지어 색깔도 똑같다. 모전녀전일까나?


      전에 드렸던 샤ㅇㅁ 배터리를 반납하신다길래 그냥 두 개 다 쓰시라고 말씀드렸다. 

      엄마는 요즘 포켓몬에 열중하여 온동네 체육관을 다 털고 다니시는 중이다. 

      요새 엄마가 밤 10시쯤에 전화를 하시면 90%의 확률로 집 앞에 있는 ㅊ교회 체육관에 자리가 비어있는 것이다. 


      "ㅊ교회 두 놈 있던거 내가 때리고 맡아놨어. 얼른 곰서방이랑 둘이 가서 올려놔."


      겉옷을 주섬주섬 입으며 곰돌씨가 말했다. 


      "장모님이 언젠가 이 동네 지존이 되실 줄 알았지."




    2019년 3월 29일


      명동 ㄹ백화점에 볼 일이 있었다. 그 김에 남대문 ㅅ백화점과 안경점도 들르기로 했다. 

      ㄹ백화점에서 남대문을 가려면 명동을 가로질러 가야하는데, 시내는 굉장한 곳이었다. 


      몬스터볼이 잠시도 쉬질 않아서 정신이 나가버릴 뻔했다. 그리고 ㄹ백화점은 갈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내국인 장사는 포기했나보다. 손님도 직원도 죄다 중국인들 뿐이라 홍콩이나 싱가폴 쇼핑몰에 와 있는 것 같다. 

      그 혼란한 와중에서도 명동에는 뭐 다른 포켓몬들이 있을까봐 핸드폰을 열심히 살피며 다니고 있는데 막내에게 카톡이 왔다. 


      아니, 대체, 왜, 우리 동네 길바닥에 망나뇽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인가!!!!!

      그리고 잠시후에 망나뇽을 잡았다는 둘째의 자랑이 까톡까톡. 

      

      역시 다른데 갈 필요없이 우리동네가 짱이다. ㅜ_ㅜ

      혹시나하는 기대를 가지고 동네로 돌아왔지만 망나뇽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오랜만에 다함께 모여서 저녁을 먹고 둘째와 막내가 자랑하는 망나뇽을 구경하는데 엄마가 계속 궁시렁거리고 계셨다. 알고보니 그 망나뇽을 엄마도 잡으러 가셨던 것. 같은 망나뇽을 다 따로가서 잡은 것도 웃긴데 엄마가 잡으려던 망나뇽이 과일만 먹고 튀었다고 한다. 저녁설거지를 하는 동안 내내 궁시렁궁시렁... 


      "이런 쉬ㅂ노므 망나뇽." 


      망나뇽을 수식하는 단어가 너무 강렬해서 뇌리에 박혀버렸다. 0_0

      모두들 적당히 눈빛 교환을 하며 딸기를 오물오물거리며 포켓몬을 나누고 있는데 둘째가 갑자기 오오오옹- 소리를 질렀다. 


      아까 그 망나뇽이 이사를 가서 레이드가 되어 돌아왔다. 서둘러서 출발!


      가는길에 있길래 팬텀을 잡고 가기로했는데 엄마와 나만 놓쳤다. 


      "제물이라고 생각하기로해요... 망나뇽은 잡혀줄거야."


      망나뇽을 잡으러 모인 오늘의 포켓몬 헌터들.

      곰돌씨, 막내, 나, 둘째, 둘째의 아이패드, 망나뇽을 잡으러가던길에 만난 중학생.


      두근두근.


      55초전, 레이드 참가자가 한 명 더 늘었다. 잡을 수 있겠지?


      노랑노랑 엄청 귀엽게 생겼다. 


      코뿌리한테 맞아서 쓰러지기 직전!


      레이드가 끝나면 여기서 부터는 철저히 개인전이다. 볼은 13개, 신중히 하나하나 던져서...


      이게 왠일. 망나뇽을 잡았다. 너무 좋아!!!! >_<

      둘째도 잡고, 막내도 잡고, 곰돌씨도 잡고... 엄청 신나하고 있는데 갑자기 점잖게 양복입은 아저씨가 어디선가 나타나서 자기 망나뇽은 CP가 2100이라며 우리꺼는 어떤지 물어보셨다. 


      응? 그게 뭐예요? 하고 띵-하고 있는데, 둘째가 뭔가를 입력해서 검사해줬다. 

      리더가 말해주는 '경이롭고 예술적인' 몬스터들 간에도 등급이 있다고 한다. 그 퍼센티지를 점수로 말하는데, 드물게 100% 짜리가 나오는 것 같다. 내 망나뇽은 96점짜리인 것이다. 곰돌씨꺼는 SSS등급이어서 엄청 신나했다. 

      막내는 그 와중에 보통의 망나뇽.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돌려보니 엄마는 아직도 볼을 던지고 계셨다. 

      모두들 시선을 집중하자 정신사납다며 뒤 돌아서서 신중하게 볼을 던지셨지만... 야속한 망나뇽. 

      결국 엄마만 못잡았다. 

      괜찮다고 말하는 우리 엄마의 목소리가 왜 떨리지. 


      양복입은 아저씨는 레이드 하는 동안 옆에 서있었던 그랜저를 타고 조용히 떠나시고.

      우리는 모두 적당히 눈치를 보며 집으로 돌아왔다. 


      갑자기 눈쌓인 설날 아침에 온 식구가 자쿰레이드(메이플스토리1)를 하러 갔던 일이 생각났다. 자쿰의 투구를 아빠가 먹을 차례였는데 팅겨서 다시 들어오던 그 몇 분이 얼마나 길었는지!!! 우리는 우리의 설 연휴가 달려있던 긴박한 순간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둘째의 말. "저런 눈치없는 망나뇽같으니라고... 왜 하필 엄마꺼만 도망가냐."

      

      막내의 말. "망나뇽 두 마리니까 내가 엄마한테 주지 뭐."


      나의 말. "어... 내가 엄마꺼 별모래 다 써버렸어." (교환, 특히 한번도 잡아본 적이 없는 몬스터이거나 특별한 몬스터들을 교환하는 경우에는 별의 모래가 많이 필요하다.)


      결국 제일 잘 못한 것은 망나뇽도 아니고 엄마의 별모래를 신나게 탕진한 대략 30분전의 내 손가락이었다. 


      평상시 같았으면 방송한다고 우리집으로 갔겠지만 엄마네 집으로 도로 줄줄이 들어가서 별모래를 모아놓으면 막내의 망나뇽을 받으면된다, 엄마의 디아루가(둘째와 내 디아루가보다 CP가 훨씬 높다)가 우리꺼 중에서 제일 좋다 등등을 시전하고 있는데 눈치 없이 들려오는 핸드폰 카메라음. 


      곰돌씨는 좋은 망나뇽이 생겨서 좋은가 보다. AR모드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세자매가 일제히 야유하자 기분이 좀 풀린 엄마가 말했다. 


      "냅둬~ 느그 형부는 디아루가가 없어서 그래."


      곰돌씨의 반격. 


      "괜찮아요~ 저는 망나뇽이 있거든요."


      으이그. 



      아, 아빠가 다같이 무슨 게임을 하는거냐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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