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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 배추와 장미그리기당근냥,/그림 그려요. 2020. 8. 27. 10:36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당근냥입니다 :)
건강하게 여름 보내고 계신가요? 차차 일상으로 돌아가며 코로나(COVID-19)를 극복해 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미술수업이 또!!!! 한 달간 휴강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휴강기간 동안 수업료도 환불되고 수업을 들으러 못 간다는 게 아쉬운 것뿐이지만 강사님들이 더 걱정입니다. 저희 식구만 해도 올해 초부터는 다니던 운동도 안 다니고 있고, 해외는 물론 국내 여행도 엄두도 못 내고 있다가 이제 좀 조심하면서 돌아다녀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8월 15일 이후로 완전히 위축되어서 외식도 안 하고 있어요. 지난주 곰돌씨의 여름휴가 기간 내내 집에서... (또르르)
일단 이번 주까지는 최대한 조심하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시국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마스크 잘 착용하고 가급적 덜 돌아다니는 것뿐. 지금의 상황이 안타깝고 원망스럽기도 하고 이해가 가지 않아 화도 나고 짜증스럽기도 하지만 언젠가 터질 일이 터진 것이라면 최대한 빨리 상황이 정리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이제 저의 근황을 잠깐 말씀드릴게요. 지금은 둘째와 곰돌씨의 연속 휴가로 살짝 삐끗한 상태지만 난생처음으로 뭔가 체계적인(?) 다이어트에 돌입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두 달 여 동안 빵을 먹을 일이 없었어요. 요리 블로그는 아마 당분간 더 휴업 중일 것 같습니다.
드디어 이 글의 본론인 배추 그리기!
배추 그리기는 처음의 생각보다 꽤나 어렵고 더딘 작업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설명하시는 '양감'이나 '관계'라는 말이 아직도 이해가 안 되기도 하고 급기야는 제 눈이 잘못 된 건가 싶기도 하고... 일단 교본의 그림이 처음부터 너무 마음에 안 들었던 것도 문제였어요. 아무리 봐도 사진의 이 배추를 왜 이렇게 그렸을까 이해가 안 되기도 하고 그래서 그림을 보다가 사진을 보다가 갈피를 못 잡고 그려서 한 달도 넘게 배추 그림을 들고 왔다갔다했지요.
스케치 중입니다.
저는 여태 선을 먼저 그리고 명암이나 색을 채우는 방식으로 그림을 그렸는데요, 명암을 넣는다고 소심하게 연필로 슥슥슥 긋고 있으니까 선생님께서 스케치 방식을 바꿔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스케치북 왼쪽 위의 병뚜껑과 꽃을 그려서 보여주셨는데, 처음에 스케치를 할 때부터 앞 뒤 위치 관계를 생각하며 명암을 넣어가면 훨씬 쉽고 시간도 덜 걸릴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다음 그림(양배추)을 그렇게 해보려고 했는데... 미리 말씀드리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옛날 중딩시절에 한참 친구들과 만화를 그릴 때 어떤 친구가 저한테 '너는 어떻게 선을 한 번에 그어서 그림을 그려?'라고 물은 적이 있었거든요. 그 친구 눈에는 제가 신기해 보였을 수도 있지만 저는 가이드 선을 그리고 미리 구도를 잡고 슥슥슥- 이런 것들을 해본 적도 없고 누가 그리는 것을 본 적도 없어서요. (블로그도 없고 당연히 유튜브도 없던 옛날이여...!) 물체들이 선 위주로 보이는 것이 어릴 때 만화를 그리던 방식의 습관인지 제 그림의 특징... 이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새롭게 배우는 중이니까 앞으로는 의식적으로 노력해 봐야겠습니다.
채색을 계획하며 명암을... 어찌어찌 오늘도 소심하게 넣었습니다.
무채색 초벌.
여기서 양감을... 양감을... 과감하게!
망했어요.
일단 무채색=그림자라는 생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할 것 같고요.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 중에 '어떤 물체든 기본 도형 위에 껍데기가 쓰인 것'이라는 말이 엄청 도움이 되었습니다. 위의 배추를 예로 들면 원기둥 또는 구 위에 배춧잎이 덮여있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것이에요. 그러니까 무채색 초벌을 하는 단계에서 배추 안에 숨어있는 원기둥(양감)이 느껴지게끔 해야 하는 것이지요. 흐음. 그것을 어떻게 적용할지는 다음 그림부터 고민하기로 하고 일단 이 배추를 마무리해보겠습니다.
*양감(量感) : 1. 대상의 실재감과 입체감을 표한하는 부피나 무게의 느낌 2. 부피에서 오는 느낌 (출처:다음 어학사전)
죽은 장미를
선생님께서 살려주셨습니다. 꽃과 줄기가 훨씬 더 입체적이 되었죠? 저는 전의 그림 상태에서 색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입체감을 내려고 했는데 색을 빼는 방법도 있더라고요(애초에 비워놨으면 더 좋았겠지만). 색을 뺄 때는 붓에 깨끗한 물 만 묻혀서 닦아낸 다음 휴지로 꾹꾹 눌러줍니다.
집에서 열심히 완성하느라 중간 사진이 없습니다. 그림의 표현상 과감하게 날리거나 생략도 필요한데 전체적으로 묘사를 너무 많이 했다고 합니다. 이 그림을 본 막내는 배추가 상한 것 같다고 말했고 저는 교본대로 칠하긴 했지만 왜 배추 꼭지를 까맣게 해야 하는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뭔가 멋있는 것 같으니 이만하면 되었다 하고 얼른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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